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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이별을 위해서 해야 할일

by 왕달토끼 2025.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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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이별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이별을 경험한다. 친구와의 이별, 연인과의 이별, 가족과의 이별, 그리고 결국엔 죽음을 통한 영원한 이별까지.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별을 피하고 싶어 하거나,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맞이한다. 그 결과, 깊은 후회와 상처를 남기기 십상이다. 그러나 이별은 삶의 자연스러운 일부다. 그렇기에 ‘아름다운 이별’이란 피하는 것이 아니라, ‘준비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시작된다. 아름다운 이별은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만 존재하는 감동적인 장면이 아니다. 그것은 실제 우리의 삶 속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며, 우리가 어떤 마음가짐과 실천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별을 단순한 상실이 아닌, 서로에 대한 예의와 감사를 담은 ‘마무리’로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 시간에서는 아름다운 이별을 위해 우리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준비하고 실천해야 하는지를 세 가지 소주제로 나누어 현실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1. 말할 수 있을 때 말하기: 후회를 남기지 않는 대화

 

많은 이별은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병, 사고, 관계의 단절 등 이별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남는 것은 ‘그때 말할 걸…’이라는 후회다. 우리는 서로에게 진심을 담아 말해야 할 순간을 미루고, 당연한 듯 다음 기회를 기다리다 결국 그 기회조차 잃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가족 사이에서는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라는 생각이 오히려 큰 오해와 거리감을 만든다. 이별을 준비한다는 것은 결국, 지금 할 수 있는 말을 미루지 않는 용기를 갖는 것이다. “사랑해”, “고마워”, “미안해” 같은 말은 뻔해 보여도, 나중에는 아무리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말이 된다. 이 말을 먼저 꺼내는 것이 약한 것이 아니라, 관계를 지키고 마무리하는 가장 강한 자세다. 말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단순한 형식이 아닌, 감정을 정리하고 서로를 인정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특히 부모 자식, 부부 관계에서 그동안 쌓인 감정을 풀어내지 않으면 이별 이후에도 미련과 죄책감이 남는다. 작은 갈등이나 오해가 있다면, 가능한 한 빨리 풀고 넘어가는 것이 좋다. 어떤 이별은 예고 없이 오기 때문이다. 미움도 감정이지만, 풀지 않고 간직한 채 이별을 맞이하면 그것은 평생의 짐이 된다. 감정은 쌓을수록 고통이 된다. 아름다운 이별을 위해서는 말할 수 있을 때 솔직하게 말하고, 듣고,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대화가 먼저 필요하다.

 

2. 기록하고 남기기: 기억을 정리하는 방법

 

이별은 관계의 끝이 아니라, 기억의 시작이기도 하다. 관계가 끝났다고 해서 그 사람과 함께한 시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기억이 남아 삶의 큰 위로가 되거나, 때로는 반성의 계기가 된다. 그래서 아름다운 이별을 위해 우리는 ‘기록’이라는 도구를 활용할 수 있다. 사진, 편지, 음성, 메모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상대와의 추억을 남기고 정리하는 것은 감정적 해소와 의미 부여에 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연인과의 이별을 앞두고 서로에게 편지를 써보는 것은 감정 정리뿐 아니라 상대를 향한 마지막 예의이기도 하다. 편지는 단절이 아닌 연결의 끈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도구가 된다. 가족과의 이별, 특히 병을 앓고 있는 부모님과의 이별을 준비할 때도, 함께 사진을 찍거나 어릴 적 이야기를 녹음해 두는 것만으로도 후에 큰 위안이 될 수 있다. 기록은 우리가 사랑했던 사람의 흔적을 남기고, 그것을 통해 삶의 의미를 재발견하게 만든다. 기록은 나 자신에게도 도움이 된다. 이별 후에는 감정이 흔들리기 마련이다. 기록해 둔 생각과 감정, 그리고 추억은 그 시간들을 돌아보며 내 마음을 다독일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된다.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감정을 담은 형태로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아름다운 이별은 그 사람을 잊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기억하고 그 기억을 간직하는 일이다.

 

3. 준비된 떠남: 나의 마지막을 설계하기

 

우리는 대부분 죽음을 멀리 있는 일로 생각한다. 그래서 노후나 죽음에 대한 준비를 미루게 된다. 그러나 진짜 아름다운 이별은 ‘나의 떠남’을 준비하는 데서 출발한다. 유언장 작성, 장례 방식 결정, 재산 분배에 대한 의사 표현, 호스피스 신청 등은 단순히 행정적인 준비가 아니라,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배려이며, 마지막까지 품위 있는 삶을 사는 방식이다. 가장 기본적인 준비는 ‘유언장’이다. 법적인 효력이 있는 유언장을 남겨두는 것은 자녀나 가족 간의 갈등을 예방하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바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다. 유언에는 물질적인 재산뿐 아니라, ‘누구에게 어떤 메시지를 남기고 싶은지’에 대한 감정적인 표현도 포함될 수 있다. 이는 죽음 이후에도 나의 의지가 존중받도록 하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또한, 요즘은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스스로 연명의료를 거부하거나, 호스피스를 신청하는 등의 결정은 고통을 최소화하고 가족의 부담도 줄여준다. 이러한 준비는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가족들이 서로 존중하며 이별을 맞이할 수 있게 해 준다. 아름다운 이별은 떠나는 사람의 태도에서 시작된다. 삶을 정리하고, 마지막까지 나답게 살기 위한 준비는 결코 이른 것이 아니다.

 

이별은 인생에서 반드시 마주할 수밖에 없는 통과의례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부모님과의 이별, 또는 언젠가 내 자신의 죽음과 마주하게 될 날까지 우리는 수많은 작고 큰 이별들을 겪는다. 그 이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태도로 마주 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질은 확연히 달라진다. 피하고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더 잘 살아가기 위한 준비로 이별을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름다운 이별은 감정의 폭발이 아니라, 감정의 정리에서 시작된다. 그 안에는 말할 수 있을 때 말하고, 기억을 남기며, 마지막 떠남까지 준비하는 태도가 포함되어 있다. 이는 단순히 슬픔을 줄이기 위한 방법이 아니라, 살아 있는 동안 관계를 더 깊고 풍요롭게 만드는 길이기도 하다. 이제는 이별을 감정의 끝으로 생각하지 말고,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자. 준비된 이별은 오히려 삶의 모든 순간을 더욱 소중히 여기게 만들고, 남은 시간 동안 사랑과 존중으로 가득한 삶을 살 수 있게 도와준다. 그게 바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인간적인 노력이며, 진정한 의미의 ‘아름다운 이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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