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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의 깊은 교감이 우리에게 미치는 현실적인 영향

by 왕달토끼 2025.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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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하게 잠자는 고양이

 

요즘 주변을 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1인 가구나 아이를 낳지 않는 부부, 은퇴한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개나 고양이, 혹은 소형동물과 함께 살아간다. 단순히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키우는 경우도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들과 진짜 가족 같은 관계, 즉 ‘깊은 교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 교감은 단순히 귀엽다거나 힐링된다는 감정 이상의 영향을 준다.

하지만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이 항상 낭만적인 것만은 아니다. 돌봄의 책임, 시간의 제약, 예기치 못한 병원비 등 현실적인 부담도 함께 따라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반려동물과 교감 속에서 얻는 긍정적인 변화는 분명 존재한다. 이 시간에서는 그 교감이 우리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감성보다는 현실 중심으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1. 정서적 안정: 감정 쓰레기통이 아닌, ‘심리적 앵커’로서의 존재

 

직장생활에 지치고 인간관계로 소진된 상태에서, 집에 돌아와 나를 반겨주는 존재가 있다는 건 생각보다 큰 위안이 된다. 실제로 우울감이나 불안 증세를 겪는 사람들 중 일부는 반려동물 덕분에 자살 충동에서 벗어나거나, 다시 일상에 복귀할 동기를 찾기도 한다. 말을 하지 않아도 옆에 있어주는 그 존재는 ‘아무 말 안 해도 괜찮은 관계’로 작용하며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이와 관련된 연구도 많다. 반려동물을 쓰다듬을 때 우리 몸에서는 옥시토신이 분비되는데, 이 호르몬은 신뢰감과 애착 형성에 관여하고 불안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특히 혼자 사는 고령자나 1인가구 직장인들에게 반려동물은 감정 조절의 ‘기둥’처럼 작용한다. 실제로 코로나 이후 반려동물 입양이 증가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다만 반려동물을 감정의 ‘쓰레기통’처럼 대한다면 교감은 오히려 스트레스로 돌아올 수 있다. 사람처럼 컨디션이 안 좋을 때도 있고, 사고를 칠 때도 있으며, 병에 걸리면 병원비가 수십만 원 이상 나올 수도 있다. 깊은 교감은 일방적인 위로나 소유의 감정이 아니라, 서로를 배려하고 돌보는 일상의 연속 속에서 생겨난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2. 사회적 연결: 말 없는 존재가 관계를 이어주는 현실

 

반려동물은 간접적으로 인간관계의 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 개를 키우는 사람들은 아침저녁으로 산책을 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같은 보호자와 인사를 나누거나 정보를 주고받는 일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특히 퇴사 이후 사회적 접점이 거의 끊어진 사람이나, 아이 없이 조용히 지내는 부부에게는 이런 만남이 큰 의미로 다가온다. "이 개 이름이 뭐예요?"라는 짧은 말이 한동안 사람과 대화하지 않던 사람에게 첫 말문을 터주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또 SNS에서도 반려동물을 중심으로 커뮤니티가 형성된다. ‘고양이 집사 모임’, ‘반려견 장염 경험 공유방’, ‘노견 케어 노하우’ 같은 실용적인 정보교류부터, 입양 실패담, 이별 후 슬픔을 나누는 공감 글까지 다채롭다. 이 공간은 평소에 친한 친구에게도 꺼내지 못할 감정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안전한 창구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이 모든 사람과의 관계를 개선해 주는 마법은 아니다. 아파트 이웃과의 마찰, 층간소음 문제, 공공장소에서의 매너 논란 등 오히려 관계를 악화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교감은 집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반려동물을 둘러싼 '사회적 룰' 안에서도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3. 삶의 태도 변화: '귀찮음'을 넘을 때 오는 변화

 

반려동물과 깊은 교감을 나누기 위해선 꾸준한 관심과 책임감이 필요하다. 아침마다 밥을 주고, 정해진 시간에 산책을 하고, 토하거나 설사를 하면 이유를 찾아야 한다. 초반엔 귀엽고 재미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귀찮음’이 덮쳐온다. 이때 ‘나만 편하자고 시작한 게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상기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책임감이 생긴다. 이건 아이를 키우는 것과는 또 다른 종류의 감정 훈련이다.

그 책임감은 생활패턴의 변화로 이어진다. 늦잠을 줄이고, 술자리를 줄이고, 외박도 조심하게 된다. ‘내가 없으면 안 되는 존재’가 있다는 현실이 사람을 더 규칙적으로 살게 만든다. 특히 퇴직 이후 무기력함에 빠진 중장년층이나, 이유 없이 삶이 지루하다고 느끼는 젊은 층에게 반려동물은 생활에 작은 긴장을 불어넣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

물론, 단점도 있다. 여행을 마음대로 떠나기 어렵고, 병원비나 용품 비용은 생각보다 부담이 크다. 사료, 간식, 예방접종, 치과 진료 등까지 챙기다 보면 한 달에 수십만 원은 기본이다. 돌보는 시간이 부족하거나, 자주 혼자 두는 상황이라면 오히려 반려동물에게 스트레스가 되어 교감은커녕 죄책감만 쌓이기도 한다. 결국 교감은 감정이 아닌 ‘삶의 방식’을 어느 정도 맞춰야 비로소 가능해진다.

 

정서적으로는 위로와 안정감을 주고, 사회적으로는 관계의 끈을 다시 이어주는 매개체가 되며, 삶의 구조 자체에 책임과 의미를 부여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현실적인 부담과 제약을 수반한다. 병원비, 시간, 체력, 여행 포기 등 포기해야 할 것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반려동물과의 삶을 선택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큰 애정을 쏟는 이유는 명확하다. 그들과 나눈 눈빛 하나, 아무 말 없이 옆에 앉아주는 그 5분이 우리가 하루를 견디고 다시 살아갈 이유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깊은 교감은 결국 노력의 결과이며, 책임과 현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을 때에야 비로소 다가오는 감정이다. 지금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면, 그 존재가 주는 긍정적인 영향을 충분히 누리고 있는지, 혹은 단순히 외로움의 도피처로 삼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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